A/S·사후 관리
고장은 났는데 누구도 손을 못 댔다 처음에는 작은 수정이었다. 현장 동선이 바뀌면서 센서 위치를 옮기고, 그에 맞춰 동작 순서 몇 가지만 손보면 되는 일이었다. 기계 쪽은 눈에 보였다. 배선도만 있으면 따라갈 수 있었고, 판넬 안 단자도 확인됐다. 그런데 제어 쪽에서 멈췄다. 프로그램이 들어 있는 장치는 있었지만 원본이
도입·설치
설비가 처음 돌아가는 날은 분위기에 휩쓸리기 쉽다. 설치팀은 철수 일정을 잡고 있고, 내부에서는 생산 시작 날짜를 묻는다. 화면에 제품 수량이 찍히면 다 끝난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그날 인수 서명을 하고 잔금이 나가면, 그때 못 본 문제는 갑자기 우리 쪽 일이 된다. 한 번은 시운전 중에 돌아가는 모습만 보고 넘어갈 뻔
A/S·사후 관리
처음 중국 설비 계약서를 볼 때는 ‘보증 1년’이면 일단 안심했다. 설치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부위가 멈췄는데, 판매 측은 소모품이라고 했고 우리는 조립 문제라고 봤다. 조항에는 어느 쪽 말이 맞는지 가를 기준이 없었다. 결국 생산이 멈춘 쪽이 먼저 양보했다. 그때 알았다. 보증은 고장 났을 때 읽는 문장이 아니라,
값·견적
처음에는 견적서 맨 아래 숫자만 보고 협상에 들어갔다. 상대가 가격을 내렸고, 그때는 잘 샀다고 생각했다. 문제는 설치 뒤가 아니라 한참 돌린 뒤에 나왔다. 견적에는 같은 사양처럼 적혀 있었지만, 소모품 교체 주기가 짧았고 전장 안의 부품 등급도 처음 기대와 달랐다. 할인받은 금액보다 멈춰 선 시간의 값이 더 컸다. 반대
공급사
처음 실사를 갔을 때는 공장 규모가 생각보다 크고 응대도 매끄러워서 마음이 기울었다. 회의실에서 받은 샘플과 공장 투어만으로도 충분히 봤다고 여겼다. 돌아와 사양을 정리하려니 정작 내가 사려는 장비를 누가 조립하는지, 문제 생겼을 때 어느 부품을 바로 꺼낼 수 있는지 기록이 없었다. 다시 물으면 답은 오는데, 현장에서 봤
값·견적
비용으로 보이지 않는 시간의 무게 제조 현장에서 시간은 이중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 직접 측정되는 시간이 있고, 측정되지 않은 채 원가 속에 녹아드는 시간이 있다. 사람이 공정에 개입할 때마다 발생하는 대기, 판단, 반복, 수정—이런 행위들은 개별적으로는 작아 보이지만, 월 단위로 누적되면 상당한 규모의 인건비와 간접비로
필요한 기준부터 확인해 보세요.
첫 번째는 설비를 샀고, 두 번째는 과정을 샀다 첫 도입 때는 사양표와 견적서를 오래 봤다. 생산량, 전력, 설치 면적, 기본 구성까지 비교하면 필요한 질문은 다 한 줄 알았다. 막상 설비가 움직이기 시작하니 진짜 질문은 그 뒤에 있었다. 누가 설치하는지, 현장에서 안 맞으면 무엇을 기준으로 고치는지, 예비품은 어떤 규격
공급사처음부터 설비를 고르지 않았다 잘 돌아가는 중국 설비를 보면 처음부터 사양표를 들고 가격 비교부터 한 경우가 드물었다. 먼저 자기 공정에서 사람이 계속 붙들고 있던 곳, 불량이 반복되던 조건, 하루 생산량이 아니라 실제 병목이 되는 시간을 정리해 놓았다. 그래서 상담을 시작할 때도 “이 장비가 있나요”가 아니라 “이 재료
공급사처음에는 에이전트가 있다는 게 든든했다. 현지 언어로 공장과 이야기해 주고, 견적도 받아 주고, 일정도 재촉해 줬다. 직거래였다면 며칠씩 붙들고 있었을 질문이 메신저 한 번으로 정리됐다. 그 편함 때문에 계약 관계를 깊게 들여다보지 않았다. 문제는 설비가 들어온 뒤 생겼다. 현장에서 사양과 다른 부분이 보였고, 운전에 필
공급사처음 실사를 갔을 때는 공장 규모가 생각보다 크고 응대도 매끄러워서 마음이 기울었다. 회의실에서 받은 샘플과 공장 투어만으로도 충분히 봤다고 여겼다. 돌아와 사양을 정리하려니 정작 내가 사려는 장비를 누가 조립하는지, 문제 생겼을 때 어느 부품을 바로 꺼낼 수 있는지 기록이 없었다. 다시 물으면 답은 오는데, 현장에서 봤
공급사화상으로 공장을 처음 봤을 때는 생각보다 안심이 됐다. 설비는 깨끗했고, 담당자는 카메라를 들고 생산 구역을 걸었다. 그런데 막상 문제가 생긴 뒤 다시 영상을 보니, 내가 본 것은 상대가 보여 준 동선뿐이었다. 조립 중인 장비도, 보관 중인 핵심 부품도, 출하 전 검사도 화면에 없었다. 출장을 못 가는 상황에서 화상 실사
공급사처음 후보를 모을 때는 답장이 빠른 곳이 눈에 들어왔다. 사진도 많이 보내고, 무엇이든 가능하다고 말하는 곳도 있었다. 그런데 같은 사양을 물었는데 한쪽은 도면을 보내고, 한쪽은 카탈로그 한 장을 보내고, 또 한쪽은 “공장에 확인해 보겠다”는 말만 반복했다. 그때는 다 공급사니까 나중에 가격과 조건만 비교하면 된다고 생각
공급사해외 설비 구매 협상 막바지에 자주 나오는 장면이 있다. 기술 미팅에서는 공장 엔지니어가 설비 구조와 생산 능력을 설명했고, 영상으로 조립 현장도 확인했다. 그런데 최종 계약서 초안을 열어보면 공급사 명칭은 처음 받은 견적서의 이름과 조금 다르고, 대금 수취 계좌의 예금주도 공장 간판에서 본 이름과 일치하지 않는다.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