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고장에 같은 포장재가 들어와도 담당자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면 검수는 이미 흔들린다. 한 번은 롤 끝단의 눌림을 그냥 받았고, 다음 입고에서는 같은 모양을 반품으로 잡았다. 라인에서 웹이 한쪽으로 쏠린 뒤에야 앞의 롤도 같은 상태였다는 걸 알았다.
클레임도 기준이 없으면 말이 길어진다. 인쇄가 흐리다는 말, 롤이 헐겁다는 말만으로는 합격 여부를 가르기 어렵다. 발주 전에 무엇을 보고, 어떤 방법으로, 어느 단위에서 판정할지를 적어 두었더니 입고장에서도 라인에서도 같은 말을 하게 됐다.
판정의 기준 문서를 먼저 맞춘다
- 발주서, 승인 샘플, 최종 사양서 중 합격 판정의 기준 문서를 하나로 지정한다.
- 품목명과 자재 코드가 납품서, 롤 라벨, 사양서에 같은 표기로 적혀 있는지 대조한다.
- 치수·두께·권취 방향·지관 내경처럼 숫자나 방향으로 판정할 항목을 문서에 분리해 적는다.
승인 샘플은 색을 보는 용도로만 남기고, 치수 판정은 오래된 사양서로 하던 때가 있었다. 서로 다른 문서를 들고 있으면 입고 담당은 둘 다 맞는 것처럼 보이는 롤을 놓친다. 기준 문서를 한 장으로 묶은 뒤에는 무엇과 비교했는지부터 남길 수 있었다.

롤을 뜯기 전에 외관과 구성부터 본다
- 팔레트마다 롤 수, 롤 길이 또는 수량, 로트 표기가 납품서와 맞는지 확인한다.
- 롤 측면의 찌그러짐, 끝단 접힘, 망가진 지관, 풀린 권취를 팔레트 해체 전에 확인한다.
- 보호 포장 안쪽에 먼지, 물기, 이물, 냄새가 남아 있는지 개봉한 롤에서 확인한다.
팔레트 바깥 비닐이 멀쩡하다고 안심했던 롤은 안쪽 지관이 찌그러져 있었다. 설비 축에 걸리지 않아 그 롤은 통째로 옆으로 빠졌다. 외관 검수는 보기 좋은 포장을 확인하는 일이 아니라, 라인에 올릴 수 없는 롤을 입고장에 남겨 두는 일이다.
실측값과 인쇄 위치를 같은 방법으로 잰다
- 필름 폭과 지관 내경을 정한 측정 도구와 측정 위치로 재서 기록한다.
- 두께, 평량, 코팅량처럼 성적서로 받는 값은 해당 입고 로트의 성적서와 연결해 보관한다.
- 아이마크 위치, 인쇄 반복 길이, 접착 또는 실링 구간을 승인 샘플과 대조한다.
폭은 롤 끝에서 한 번 재고 합격으로 넘기면 가운데 구간의 차이를 놓친다. 반대로 어디를 재는지 정해 두지 않으면 같은 롤도 재는 사람마다 다른 값이 나온다. 이 부분은 입고장에서 잡지 못하면 포장기 조정으로 버티게 되고, 결국 인쇄 위치가 어긋난 제품이 쌓인다.
불합격을 발견했을 때의 처리까지 적는다
- 검수 수량과 샘플링 위치를 롤 단위 또는 팔레트 단위로 정해 검수 기록에 남긴다.
- 불합격 항목별로 격리, 조건부 사용, 재검, 반품 중 어떤 처리를 할지 정한다.
- 사진, 측정값, 롤 번호, 개봉 상태를 같은 기록에 남겨 나중에 해당 롤을 찾을 수 있게 한다.
문제가 보였는데도 어느 롤인지 표시하지 않으면 양품과 섞인다. 조건부로 라인 시험을 하기로 했던 롤이 일반 재고로 풀린 일도 있었다. 불합격 판정은 반품을 위한 문장이 아니라, 다음 사람이 그 롤을 설비에 걸지 않게 하는 표시다.
이 기준은 인쇄가 들어가고 롤이 감긴 뒤에는 거꾸로 만들기 어렵다. 특히 승인 샘플과 측정 방법이 비어 있으면, 이미 들어온 재고를 두고 합격인지 불합격인지 다시 협의해야 한다. 입고 검수표에는 항목만 남기지 말고 비교 문서, 측정 방법, 판정 뒤의 처리까지 같이 남겨 두는 쪽이 덜 멈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