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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축 설비는 통 크기가 아니라 탈수량과 유틸리티로 고른다

농축 설비의 크기는 통 부피가 아니라 목표 농도까지 가는 데 필요한 시간당 탈수량으로 판단하고, 그 탈수량을 낼 수 있는 유틸리티 조건을 견적 전에 먼저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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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축 설비는 통 크기가 아니라 탈수량과 유틸리티로 고른다

큰 통을 골랐는데 생산량이 기대와 다른 이유

농축 설비를 알아보는 공장에서는 먼저 몇 리터짜리 탱크인지, 한 번에 원료를 얼마나 넣을 수 있는지를 묻기 쉽다. 현장에서는 통이 크면 많이 만들 수 있다고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설비를 들여놓고 나서 하루 생산량을 계산해 보면, 예상보다 배치가 적게 돌아가는 경우가 있다. 탱크에 담기는 양은 충분한데 목표 농도까지 졸이는 시간이 길어지는 경우다. 농축은 액을 담아 두는 작업이 아니라 물을 날려 보내는 작업이다. 묽은 액을 더 진하게 만들수록 빠져나가야 할 물이 많아진다. 그래서 견적서의 1,000kg/h, 1,500kg/h 같은 표기는 완성된 농축액 생산량이 아니라 한 시간에 증발시킬 수 있는 물의 양, 곧 탈수량을 뜻한다. 같은 설비라도 들어가는 액의 농도와 목표 농도가 달라지면 하루에 나오는 농축액 양은 달라진다. 문제는 견적서에서 탱크 용량은 눈에 잘 들어오고, 탈수량의 전제 조건은 작은 글씨로 남기 쉽다는 데 있다. 구매자는 통 크기를 설비 능력으로 읽기보다, 우리 공정이 목표 농도까지 가려면 시간당 얼마나 물을 빼야 하는지부터 역으로 봐야 한다.

탈수량은 원료 농도와 가동시간에서 나온다

견적 전에 공장에서 먼저 정할 것은 넣을 액의 농도와 만들고 싶은 농축액의 농도다. 당도나 녹아 있는 고형분 비율을 브릭스(Brix)로 적어 두면, 같은 하루 처리량이라도 얼마나 많은 물을 날려야 하는지 판단할 기준이 생긴다. 여기에 하루 처리할 액의 양과 실제 가동 시간을 함께 놓아야 한다. 하루 물량만 말하면 설비 크기를 정하기 어렵다. 하루 종일 나눠 돌릴 수 있는 공장과 제한된 시간 안에 끝내야 하는 공장은 필요한 시간당 탈수량이 다르기 때문이다. 반대로 시간당 탈수량만 높게 잡아도, 실제 투입량과 가동시간이 받쳐 주지 않으면 큰 설비를 제대로 쓰지 못할 수 있다. 원료 성질도 이 계산에서 빠지면 안 된다. 거품이 많이 이는지, 졸일수록 끈적해지는지, 바닥에 눌어붙기 쉬운지에 따라 단순히 빠르게 증발시키는 조건만으로는 작업이 정리되지 않는다. 여러 원료를 배합하고 농도를 맞추는 작업이 많은지, 추출액을 계속 받아 쉬지 않고 농축해야 하는지도 같이 보게 된다. 섞으면서 졸이는 탱크가 맞는 작업과, 농축 자체에 집중하는 설비가 맞는 작업은 출발점부터 다르다.

견적의 탈수량은 스팀이 있어야 나온다

농축 설비는 진공으로 압력을 낮춰 물이 60도 안팎에서 끓게 만든다. 원료를 지나치게 뜨겁게 하지 않고 수분을 날릴 수 있다는 점은 농축의 중요한 이유다. 다만 낮은 온도에서 끓인다는 설명만 듣고 설비 성능이 자동으로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물을 끓일 열은 스팀에서 오고, 날아간 수증기는 냉각수로 식혀야 하며, 진공과 배수도 함께 움직여야 한다. 따라서 견적의 탈수량은 본체만의 숫자로 보면 곤란하다. 현재 보일러에 남은 스팀 여유가 얼마인지, 냉각수는 어디서 끌어올지, 응축된 물과 세척수는 어디로 흘려보낼지를 공장 쪽에서 먼저 확인해야 한다. 스팀이 모자라면 설비는 견적서에 적힌 탈수량을 내기 어렵다. 수증기의 열을 다음 단계에 다시 쓰는 구조는 같은 양의 물을 날릴 때 스팀 사용을 줄일 수 있지만, 이것도 공장의 처리량과 유틸리티 조건 안에서 비교해야 할 항목이다.

본체가보다 먼저 맞춰 볼 공장 조건

견적을 비교할 때는 본체 가격만 나란히 놓기보다, 각 견적이 어떤 탈수량과 어떤 유틸리티 조건을 기준으로 작성됐는지 먼저 맞춰 봐야 한다. 설치·시운전에 포함된 범위, 스팀과 냉각수 연결에 필요한 부대비, 진공 장치와 배수 조건, 세척과 품목 전환에 걸리는 작업도 이때 함께 걸러진다. 본체는 같아 보여도 공장에 연결하는 비용과 작업 방식은 달라질 수 있다. 결국 농축 설비를 고르는 질문은 ‘몇 리터가 필요한가’보다 ‘우리 액을 목표 농도까지 만들려면 매시간 물을 얼마나 빼야 하며, 공장이 그 조건을 지속해서 줄 수 있는가’에 가깝다. 투입 브릭스, 목표 브릭스, 하루 처리량, 가동시간, 원료 성질을 먼저 정리해 두면 견적서의 숫자가 비로소 비교 가능한 숫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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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축 설비의 크기는 통 부피가 아니라 목표 농도까지 가는 데 필요한 시간당 탈수량으로 판단하고, 그 탈수량을 낼 수 있는 유틸리티 조건을 견적 전에 먼저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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